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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논알코올 맥주 확장이 Molson Coors(TAP)의 장기 성장 스토리가 될 수 있는지, 산업 구조·소비 트렌드·투자 관점에서 기회와 한계를 분석합니다.

전통 맥주 성장의 종말과 새로운 성장 서사의 필요성
나는 프리미엄·논알코올 맥주 확장 논의를 단순한 제품 트렌드 차원이 아니라, 전통 맥주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성장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려는 시도인가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글로벌 맥주 시장, 특히 북미와 서유럽은 이미 명백한 성숙 국면에 진입했다. 인구 고령화, 건강 인식 강화, 음주 규제, 대체 음료 증가라는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1인당 맥주 소비량은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환경에서 기존 라거 중심의 볼륨 성장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Molson Coors 역시 이 한계를 누구보다 명확히 체감한 기업이다. Coors Light, Miller Lite와 같은 주력 브랜드는 여전히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지만, 구조적으로 볼륨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시점에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비용 절감과 가격 인상으로 현상 유지를 택하는 방어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성장 정의 자체를 바꾸는 전략이다. 프리미엄·논알코올 맥주 확장은 후자에 해당한다.
중요한 점은, 이 전략이 “맥주 소비를 다시 늘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이 전략의 본질이 “줄어드는 소비량 속에서도 매출과 기업 가치를 성장시킬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법이라고 본다. 즉, 프리미엄과 논알코올은 볼륨 성장의 대체재가 아니라, 성장의 단위를 바꾸는 장치다.
프리미엄 맥주 확장: 볼륨 감소를 가치 상승으로 전환하는 구조
프리미엄 맥주는 Molson Coors 장기 성장 스토리에서 가장 현실적인 축이다. 프리미엄 전략의 핵심은 소비량이 줄어들더라도 소비 1회당 지출 금액을 높이는 것이다. 이는 성숙 소비재 산업에서 가장 전형적인 성장 전환 방식이며, 실제로 와인·증류주 산업에서는 이미 검증된 전략이다.
Molson Coors는 Blue Moon, Peroni, 일부 수입·프리미엄 브랜드를 통해 이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단순히 “더 비싼 맥주”가 아니라, 맛·이미지·소비 맥락이 명확히 구분된 상품이다. 소비자는 프리미엄 맥주를 일상 음료가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선택하는 기호재로 인식한다. 이 인식 변화는 가격 탄력성을 낮추고, 원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마진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나는 프리미엄 전략의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본다. 첫째, 프리미엄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메이저 맥주사뿐 아니라, 지역 크래프트 브루어리와 수입 맥주까지 경쟁 상대가 된다. 둘째, Molson Coors는 전통적으로 “대중 라거 이미지”가 강한 기업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영역에서 브랜드 신뢰를 구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프리미엄 맥주는 단순히 제품 품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브랜드 스토리와 문화적 맥락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맥주는 Molson Coors에게 가장 즉각적인 성장 방어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폭발적 성장은 어렵더라도, 매출과 마진의 하방을 끌어올리는 역할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논알코올 맥주: 소비 시간과 상황을 확장하는 구조적 옵션
논알코올 맥주는 프리미엄보다 더 복합적인 성장 옵션이다. 나는 논알코올 맥주를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을 위한 대체재”로만 보는 시각은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본다. 실제로 논알코올 맥주의 핵심 가치는 기존 맥주가 접근하지 못했던 소비 시간과 상황을 여는 데 있다.
운전 전후, 운동 후, 점심시간, 업무 중 회식, 건강 관리 기간 등 기존 맥주가 배제되던 상황에서 논알코올 맥주는 새로운 선택지가 된다. 이는 기존 맥주 소비를 잠식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소비 빈도 자체를 늘릴 수 있는 구조적 확장이다. Molson Coors가 Coors Edge, Peroni 0.0 등 논알코올 라인업을 강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논알코올 맥주가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전략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논알코올 제품은 “이 기업이 시대 변화를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과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이는 단기 매출보다 장기 브랜드 가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젊은 소비자층에게 Molson Coors를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맥주 회사가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음료 기업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다만 논알코올 맥주 역시 명확한 한계를 가진다. 첫째, 절대적인 시장 규모는 아직 작다. 성장률은 높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다. 둘째, 맛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가 매우 높아 실패 리스크가 존재한다. 셋째, 논알코올 시장 역시 경쟁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어 장기적인 초과 이익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프리미엄과 논알코올의 결합: 단일 히트가 아닌 포트폴리오 성장 논리
나는 프리미엄·논알코올 맥주 확장이 Molson Coors의 장기 성장 스토리가 되기 위해서는, 단일 성공 제품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차원의 누적 효과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 전략은 “한 번의 큰 히트”를 노리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개의 작은 성장 축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다.
프리미엄은 마진과 매출 단가를 끌어올리고, 논알코올은 소비 상황과 브랜드 확장을 담당한다. 이 두 축이 결합되면, Molson Coors는 단순한 맥주 판매 기업이 아니라 다양한 음용 선택지를 제공하는 플랫폼형 음료 기업에 가까워진다. 이 변화는 시장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 자체를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이 장기 성장 스토리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기존 라거 사업이 급격히 붕괴되지 않아야 한다. 프리미엄과 논알코올은 어디까지나 기존 현금흐름 위에 얹히는 성장 옵션이기 때문이다. 둘째, 과도한 SKU 확장으로 비용 구조가 악화되지 않아야 한다. 셋째, 브랜드 정체성이 지나치게 분산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포지셔닝이 필요하다.
투자 관점에서 본 현실적 평가: 고성장 스토리인가, 구조적 방어 성장인가
투자 관점에서 나는 프리미엄·논알코올 맥주 확장이 Molson Coors를 고성장 기업으로 탈바꿈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러나 동시에 이 전략이 기업의 장기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밸류에이션 하방을 지지하면서 선택적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다고 평가한다.
이 전략의 성격은 “성장 엔진”보다는 성장 완충 장치에 가깝다. 즉, 전통 맥주 소비 감소라는 구조적 역풍 속에서 기업이 급격히 축소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이다. 시장은 언젠가 다시 “안정적인 현금흐름 + 제한적 성장 옵션”을 동시에 가진 기업을 재평가하는 국면을 맞이한다. 그 시점에서 프리미엄·논알코올 포트폴리오는 Molson Coors의 중요한 재평가 근거가 될 수 있다.
결론
프리미엄·논알코올 맥주 확장이 Molson Coors의 장기 성장 스토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나의 결론은 명확하다. 이 전략은 폭발적인 성장 서사를 만들지는 못하지만, 지속 가능한 생존과 점진적 가치 상승의 서사는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맥주 산업의 구조적 성숙 속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과거의 성공 공식을 고집하는 기업이 아니라, 성공의 정의를 바꾸는 기업이다. Molson Coors의 프리미엄·논알코올 전략은 바로 그 방향을 향하고 있다. 이는 느리고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성장 스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