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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프라이스(Off-Price) 모델이 경기 침체에서 Ross Stores(ROST)의 실적을 방어하는 구조를 수요 이동, 재고 사이클, 비용 구조, 소비자 행동 변화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경기 침체가 ‘수요 파괴’가 아니라 ‘수요 이동’을 만드는 구조
나는 경기 침체가 소비 자체를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기보다는, 소비의 이동 경로를 바꾼다고 본다. 이 관점에서 Ross Stores(ROST)의 오프프라이스 모델은 경기 침체의 피해자가 아니라 수혜자가 되는 구조를 가진다. 경기 확장기에는 소비자가 브랜드 매장, 백화점, DTC 채널에서 정가 또는 소폭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한다. 하지만 실질 소득이 압박받고 고용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소비자가 ‘구매를 중단’하기보다 ‘구매 채널을 바꾸는’ 선택을 한다. 이때 선택되는 대표적인 대안이 오프프라이스 리테일이다.
ROST는 동일한 브랜드 상품을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품질 기대치를 유지하면서 가격 민감도를 충족시킨다. 이는 저소득층만을 겨냥한 모델이 아니다. 경기 침체기에는 중산층 소비자까지 유입되며 고객 풀 자체가 넓어진다. 결과적으로 경기 침체는 ROST의 총 수요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전환 수요를 유입시키는 촉매로 작용한다. 이 구조는 경기 민감 업종으로 분류되는 의류 소매업 내에서 ROST가 예외적인 방어력을 보이는 핵심 배경이다.
브랜드 초과 재고 사이클과 오프프라이스의 반사 이익
나는 오프프라이스 모델의 진짜 경쟁력이 수요 측면보다 공급 측면에서 더 강하게 작동한다고 본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브랜드와 전통 리테일러의 재고 관리가 급격히 어려워진다. 소비 둔화로 정가 판매가 부진해지고, 시즌 종료 시점에 대량의 초과 재고가 발생한다. 이 재고는 브랜드 입장에서 빠르게 현금화해야 할 부담 자산이 된다.
ROST는 이 구조에서 최적의 매입자다. 정기적인 시즌 계약이 아닌 기회 기반 구매 방식으로, 브랜드의 초과 재고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 경기 침체가 깊어질수록 브랜드의 협상력은 약해지고, 오프프라이스 업체의 구매 조건은 유리해진다. 나는 이 국면에서 ROST의 매입 원가 구조가 구조적으로 개선된다고 본다.
중요한 점은, 이 원가 개선 효과가 단기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침체기 동안 확보한 저원가 재고는 이후 분기까지 이어지며, 마진을 방어하거나 심지어 개선하는 결과를 만든다. 이는 경기 침체가 일반 소매업체에는 이익 감소로 작용하는 반면, ROST에는 원가 측면의 완충 장치로 작동하는 이유다.
고정비 구조가 낮은 운영 모델과 변동성 흡수 능력
나는 ROST의 방어력이 단순히 ‘싸게 판다’는 개념에 그치지 않는다고 본다. 핵심은 비용 구조의 유연성이다. ROST는 화려한 매장 인테리어, 대규모 마케팅, 브랜드 광고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이는 경기 확장기에는 매출 레버리지가 낮아 보일 수 있지만, 경기 침체기에는 강력한 방어 장치로 작동한다.
오프프라이스 매장은 고객이 ‘보물찾기’를 하듯 매장을 방문하는 구조다. 신상품 출시 주기나 마케팅 이벤트가 매출을 좌우하지 않는다. 그 결과, 매출 변동성이 커져도 고정비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는다. 나는 이 점에서 ROST가 운영 레버리지가 낮은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ROST는 온라인 비중이 낮다. 이는 단점처럼 보일 수 있지만, 대형 물류 투자와 반품 비용, 배송 보조금 부담이 제한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기 침체기에는 온라인 리테일의 물류비 압박이 더욱 커지는데, ROST는 이 비용 리스크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 구조 덕분에 매출이 둔화되더라도 영업이익의 하방은 제한된다.
가격 민감 소비자의 구조적 확대와 장기 방어력
나는 최근 몇 년간의 인플레이션 환경이 소비자의 가격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고 본다. 한 번 오프프라이스 채널로 이동한 소비자는, 경기 회복 이후에도 완전히 이전 소비 패턴으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ROST의 방어력이 사이클을 넘어 구조적 성격을 띠게 만드는 요인이다.
경기 침체기 유입된 신규 고객은 가격 대비 가치(Value for Money)에 대한 학습 효과를 경험한다. 동일한 브랜드를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경험은 소비 습관을 변화시킨다. 이로 인해 ROST는 침체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고객 기반을 유지하거나 확대한다. 나는 이것이 ROST가 단순한 경기 방어주를 넘어, 경기 사이클을 이용해 점유율을 확대하는 기업이 되는 이유라고 본다.
결국 오프프라이스 모델은 경기 침체를 ‘피해야 할 위험’이 아니라 ‘구조적 기회’로 전환한다. ROST의 실적 방어력은 단기적인 할인 효과가 아니라, 수요 이동·공급 과잉·비용 구조·소비자 행동 변화가 동시에 작동하는 다층적인 메커니즘에서 나온다.
결론
나는 ROST의 오프프라이스 모델을 경기 침체에 대비해 설계된 사업 구조라고 평가한다. 소비자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동하고, 브랜드는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양보하며, ROST는 이 둘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매출과 마진의 하방은 자연스럽게 방어된다. 그래서 시장은 ROST를 단순한 의류 소매업체가 아니라, 경기 하강 국면에서 상대적 승자가 될 수 있는 구조적 방어주로 인식한다.